‘협업툴 기업’에서 ‘AI 기업’으로 재창업 선언한 마드라스체크

마드라스체크, 창립 10주년 맞아 AI 기업으로의 전면적 전환 선언


국내 대표 협업툴 ‘플로우(Flow)’를 개발한 마드라스체크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AI 기업으로의 전면적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까지 AI 에이전트 기능과 새로운 인터페이스 구축, 유료 고객사 1만 개와 사용자 70만 명 돌파가 목표다.

마드라스체크는 2015년에 창업한 협업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주요 서비스인 ‘플로우’와 해외용 ‘모닝메이트'(Morning Mate)는 전 세계 55개국 50만 개 조직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80억 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고성장클럽에 2년 연속 선정되었고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을 4년 연속 수상하며 업계에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영국, 일본, 미국에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결의 힘으로 일을 쉽고 빠르고 가치있게’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마드라스체크 본사에서 만난 이학준 대표가 건넨 명함에 있는 문구다. 이 대표는 “AI를 통한 연결의 힘으로 일을 더 쉽고 빠르고 가치 있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마드라스체크의 새로운 미션이다.”라고 소개했다. 마스라스체크는 올해 이와 같이 새로운 미션을 수립하고 마드라스체크 ‘시즌2’를 선언했다.

우선 창립부터 지금까지의 ‘시즌1’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봤다. 시즌1의 핵심은 생존, 성장, 그리고 한계로 요약할 수 있다. 시즌1은 5가지 에피소드로 구분된다.

에피소드 1: 모바일 퍼스트 새 시장 – 스마트폰 시대 도래로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변화 감지
에피소드 2: 생존을 위한 유료화 – 무료 서비스에서 SaaS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에피소드 3: 방화벽 넘어의 세계 – 대기업 구축형 서비스 제공으로 진입장벽(모트) 구축
에피소드 4: 팬데믹의 역설 – 코로나19로 인한 원격근무 확산과 협업툴 시장 급성장
에피소드 5: 풀지 못한 난제 – AI 기술로 해결 가능한 새로운 문제들 발견


마드라스체크의 생존, 성장, 한계 그리고

2010년 당시 이 대표는 웹케시에서 인터넷뱅킹 구축 업무를 담당했었다. 2010년이면 모바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때다. 하지만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툴은 여전히 PC 기반에 머물러 있었다. 직원들이 카카오톡 단체방이나 네이버 밴드로 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때다. 이러한 상황을 본 이 대표는 ‘기업에 최적화된 네이버 밴드’라는 콘셉트로 2015년 마드라스체크를 창업했다.


제품 전략 : 관계를 중시한 워크플로우 기반 협업툴

업무 환경이 위계 기반의 업무에서 외주, 프리랜서, 아웃소싱 등 프로젝트 기반의 업무로 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착안해 플로우는 처음부터 워크플로우 기반에 맞춰 개발됐다.

“경쟁사들이 메신저 중심의 협업툴로 방향을 잡을 때, 마드라스체크는 워크플로우 매니지먼트에 초점을 맞췄어요. 채팅도 중요하지만, 누가 언제까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툴이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이 대표는 플로우는 기능 중심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관계 중심의 프로젝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라고 정의하면서 ”업무 환경이 프로젝트 기반으로 변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초대하고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게 플로우가 지향하는 방향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플로우 출시 초기 2년 간은 순탄하지 않았다. 무료 서비스로 사용자를 늘려 광고 수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자금난과 성장 정체를 겪던 중, 웹케시 그룹 회장의 ‘비전보다 생존이 우선이다’라는 조언을 듣고 유료화를 선언했다.


고객확장 전략 : 고객이 원하는 제품 개발

플로우가 성장하기 시작하자 그동안 보안상의 이유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을 꺼리던 대기업의 문의가 늘기 시작했다. 대기업은 일반적인 SaaS 업체들이 제공할 수 없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다. 방화벽 내부 설치 요구, 기존 사내 시스템과의 연동, 엄격한 보안 기준 충족, 대규모 조직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등이 그것이다. 다른 협업툴 기업이 SaaS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마드라스체크는 대기업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의 요구사항에 맞게 플로우 기능을 개발할 때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해당 대기업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맞추되, 다른 기업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적인 모듈로 완벽하게 제품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웹케시 재직 당시부터 비즈니스 로직을 이해하고 확장 가능한 구조로 설계하는 공통 모듈러 설계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대기업의 요구사항에 맞게 개발하면서도 다른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모듈로 플로우를 개발했다.

대기업의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맞추면서 플로우의 안정성, 보안성, 기술력 등이 크게 향상되었고 이는 곧 제품 경쟁력이 됐다. 마스라스체크는 이와 같이 공통 모듈러 설계 덕분에 다양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현재 국내 대기업 협업툴 점유율 30%를 차지하게 됐다.


크로스세일링으로 매출 확대

마드라스체크는 매년 30%에서 4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 성장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부가서비스 사업의 확장이다. 플로우가 기업 내에서 필수적인 협업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B2B 서비스 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기 시작했고 세일즈 파워가 생기면서 마드라스체크는 본격적으로 부가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플로우는 오피스툴(MS Office), 화상회의(Zoom), 전자결재, 전자계약(싸인투게더), 근태관리(타임인아웃), 경비지출관리(비즈플레이), 모바일식권(비플식권), 비즈니스플랫폼(가인지캠퍼스), 문서서식제공(예스폼) 등 9가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용 이메일, 전자결재, 공유 캘린더를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무료 그룹웨어 기능 탑재도 이러한 플랫폼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만 할 것만 같았던 마드라스체크에게 여전히 풀지 못한 문제가 놓이게 됐다.

1. 시작의 어려움: 좋은 툴이라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고객들
2. 정보 검색의 한계: 수많은 데이터가 쌓이지만 검색 기능이 부족
3. 수동적 보고서 작성: 여전히 파워포인트로 주간 보고서를 작성
4. 기존 도구에 대한 의존: 카카오톡, 이메일 등 익숙한 도구에서 벗어나지 못함
5. 업무 누락과 모니터링: 중요한 업무를 놓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문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AI 기술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지금까지 기술로 풀기 힘들었는데, AI로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넷플릭스 창업자의 비전은 ‘고객이 집에서 편리하게 영화를 감상하게 하는 것’이었어요. 1997년 DVD 우편 대여로 시작해서 10년 뒤인 2007년 OTT 서비스를 시작했죠. 기술이 발전하면서 풀지 못했던 문제가 갑자기 풀리기 시작한 거예요.”

AI 기술로 난제였던 문제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넷플릭스가 DVD 우편대여 사업에서 OTT 사업으로 전환했던 것처럼 플로우도 시즌2를 맞이하게 됐다.


시즌2 : AI 시대의 재창업

플로우 4.0과 메이트X 전략

올해 플로우는 AI 에이전트를 핵심으로 한 플로우 4.0을 발표했다. AI 기능은 ‘메이트X(Mate X)’라는 브랜드로 통합 제공된다.

“메이트X는 플로우의 10년간 축적된 업무/협업 데이터 구조에 AI를 유기적으로 융합한 것입니다. GPT 기능과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을 결합해 정확도와 실효성을 극대화했어요.”

마드라스체크는 현재 5가지 AI 기능을 개발 중이고 9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1. AI 프로젝트 마법사 : “신규 화장품 론칭을 위한 팝업스토어를 준비한다”고 AI에게 말하면, 사내외 자료를 분석해 필요한 태스크들을 구조화하고 담당자까지 배정해준다.
2. AI 스마트검색 : 플로우 내 채팅, 게시물, 업무 이력 등 축적된 데이터를 퍼플렉시티처럼 검색하고 요약해준다. 모바일에서 음성으로 “작년에 마드라스체크에 보낸 견적서 찾아줘”라고 하면 즉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3. AI 인사이트 보고서 : 클로드처럼 보고서를 자동 생성한다. “주간 보고서를 써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담당자별 업무 현황, 남은 작업 등을 분석해 완성된 보고서를 제공한다.
4. AI 옴니 어시스턴트 : 이메일이나 채팅에서 발생한 업무를 자동으로 플로우에 등록해준다. “100명 규모 견적서 보내달라”는 이메일을 받으면 AI가 자동으로 견적서 발송 업무를 등록한다.
5. AI 리마인더 : 개인 맞춤형 비서 기능으로 오늘의 일정, 마감일, 우선순위 업무 등을 아침마다 알려준다.


AI 기업으로의 재창업의 필수 조건…UX 혁명

이 대표는 AI를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은행 업무 로직은 30년 간 바뀌지 않았어요. 이체, 조회, 자동이체 같은 기본 기능은 그대로 입니다. 하지만 1990년대 창구 직원이 처리하던 것이 PC 시대에는 공인인증서로, 모바일 시대에는 토스 같은 앱으로 바뀌었어요. 결국 UX의 혁명이죠.”

핵심 비즈니스 로직은 30년간 동일하지만, 인터페이스의 혁명으로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플로우도 마찬가지다. 대화, 워크플로우, 스케줄 관리 등의 기본 로직은 그대로지만 AI 기반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플로우를 부가 기능을 넣어 더 좋게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것보다는 플로우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품의 UX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서 마드라스체크는 조직부터 AI 조직으로 바꿨다. 모든 직원들은 AI 툴을 의무적으로 활용해야 할뿐만 아니라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등 조직문화도 바꿨다.

”AI 기업인데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그건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으며, AI 활용 우수 사례에 대해서는 인사 평가에 반영하고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해요.”


“지금은 모트가 약해지는 격변기…역전 가능성 높아”

“이런 격변기에는 절대 강자가 무너지고 신흥 강자가 떠오르는 물갈이가 일어납니다. 모트(Moat, 해자. 원래 중세 성을 둘러싼 해자(垓字)를 의미하는 것으로 물로 채운 방어용 도랑을 말한다. 경제/비즈니스 용어로는 경쟁 우위, 진입장벽을 뜻한다. 워렌 버핏이 자주 사용하는 투자 용어로도 유명하며, 기업이 경쟁사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의미한다.)가 약해지는 시점이죠.”

이 대표는 기존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AI를 통한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능은 많았지만 모바일 최적화에 실패한 OOO처럼 기존 강자들이 AI 시대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결의 힘으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

인터뷰 말미, 이학준 대표는 플로우의 궁극적 비전을 이렇게 설명했다.

“저희 미션은 ‘연결의 힘으로 일을 쉽고 빠르고 가치 있게’입니다. AI를 통한 연결의 힘으로 워크플로우와 AI가 융합되어 생산성을 200%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예요.”

2015년 웹케시 사내벤처 1호로 시작한 마드라스체크가 10년 만에 국내 대표 협업툴로 성장하고, 이제 AI 기업으로의 재창업을 선언한 것은 단순한 기업의 진화가 아니다. 이는 일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0주년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플로우가 어떻게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조직 전체를 더 민첩하고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창업가의 꿈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또 다른 꿈의 시작점이 된다. 마드라스체크의 시즌2가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 그리고 그 혁신이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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